이스라엘 사람들은 안식일에 관한 특별한 믿음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반복되어 진행되는 기념일, 휴일, 축일 등의 일반적인 관념을 지닌 우리와 달리, 그들이 안식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는 매우 독특하다. 그들은 일상생활과는 다른 영역의 시간개념을 안식일에 적용한다. 6일 동안은 세속적인 일상을 보내지만, 제7일, 안식일에는 전혀 다른 시간의 세계를 맞이하듯 안식일을 기다린다. 그날은 세속적인 날이 아닌, 거룩한 날이다. 마치 안식일이라는 거룩한 시간이 유대인에게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즉, 자기 민족만을 위해서 마련된 특별한 만남, 하나님과의 특별한 교제의 시간을 향유하는 날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 거룩한 날은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서 서서히 율법화 되었다. 율법은 자존심을 동반한 자기 민족의 특권이자 정체성으로 변질되었고, 급기야는 안식일의 진정한 주인이 세상에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굳건한 율법이 훼손되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생명과도 같았던 율법을 지키려, 그 율법의 주인이신 메시아를 십자가에 못 박는 비극을 자초했다. 주님은 이런 지경까지 이른 현실에 매우 놀라시며 예루살렘을 향해서 깊이 탄식하셨다. 결국 교회는 오랜 시간 유대인들과 안식일 논쟁을 벌이다 마침내 주일, 곧 여덟째 날을 선포했다.
사실 이날은 빛이 창조된 첫째 날이자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이다. 주님은 율법이 지배하던 안식일 대신, 새로운 창조를 시작하는 날을 선택하셨다. 주일을 통해 세상에 새로운 빛을 비추셨다. 죄와 불법, 탐욕과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 속으로 진리의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제 주일은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충만하라'는 창조의 명령을 실천하는 날이 되었다. 주일은 더 이상 세상과 분리된 고립된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세상 속으로 빛과 같이 퍼져 나가는 역동적인 날이 되었다.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가장 선한 일인 하나님을 경배하며, 진리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지혜를 얻는 날이 되었다. 그 거룩한 배움을 통해 우리는 세속적 일상마저 거룩하게 변화시키는 힘을 얻는다. 성령의 충만함 속에서 날마다 주시는 새로운 계시를 받고, 세상을 변혁하는 사명을 감당한다.
‘모든 시간의 주인은 오직 주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