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AI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수많은 이들이 그 가능성에 열광하고 있고, 기업들은 앞다투어 지경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과거 단순한 검색엔진으로 만족해야 했던 소비자로서는 반가울 뿐이다. 다만, 사용자에게도 적지 않는 책임감과 분별력과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AI는 단순한 마당쇠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프로그램도 자유자재로 코딩하는 실력을 갖추어 어떤 면에서는 사용자보다 훨씬 뛰어나서, 사용자는 고급 인재를 곁에 둔 셈이다. 이런 도구에게 무성의하거나 어리숙한 질문을 던지면 소극적으로 반응할 테고, 강압적으로 대하면 방어적이거나 제한적으로 응대할 것이다. 그래서 질문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무료해서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면, AI는 적당한 대화 상대가 되어 줄 것이다. 그러나 전문 분야의 지식을 알고 싶다면, 연구의 방식이나 의도, 목적 등을 알려주면(물론 유료버전) 그는 상당한 도움을 주고, 또 예측되는 연관 분야나 연구 방법도 제시할 것이다.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기초정보에서 전문 정보에 이르기까지 AI는 훌륭한 비서나 친구 역할을 감당해 낸다.
그러나 생각 없이 AI를 접하면, 자칫 그에게 끌려다니는 형국이 되고 만다. 이제 세계는 AI에 끌려다니는 사람, AI를 끌고 다니는 사람으로 갈리게 될 것이다. 또 AI는 능동적으로 사용자를 악한 길로 유혹하진 않는다. 그러나 사용자가 비윤리적인 요청을 하면, AI는 그의 요구까지 들어줄 수 있다. 그의 임무가 도우미가 되어 위로하고, 최대한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AI회사에게 엄격한 도덕적 책무를 요구할 것이다. 악덕 업자들은 정부의 법망을 피해서 욕구를 채우려는 고객에게 접근할 것이다. AI시대에도 개인의 정체성과 윤리적 기준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그렇다고 AI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건강한 자유의지와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갖추면 된다. AI는 도구이며,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다. AI는 의지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 친절하고 효율적인 조력자이다. 우리는 AI를 잘 다루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다만 깍듯이 다룰 필요가 있을 뿐이다. 오직 하나님 자녀의 신분으로 당당하게, 그러나 겸손하고 주도면밀하게 물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