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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형제들」— 숨겨진 칼날과 대속의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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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05-28 11:20
본문

드라마 「형제들」

— 숨겨진 칼날과 대속의 사자

등장인물

인물설명
요셉애굽 총리. 형제들의 양심과 죄악, 영적 도정을 정교하게 다루며 시험하는 연출가.
시므온야곱의 차남. 가문 내 거구의 완력가이자 가짜 장자. 국고성 용의자로 붙잡혀 세겜 이력이 털린다.
르우벤장남. 위기 앞에서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신뢰를 잃고만다.
유다넷째 아들. 참척의 아픔과 참회를 겪은 인물. 가문을 아우르는 대속적 사랑의 실질적 장자.
베냐민막내아들. 사라진 친형 요셉을 향한 순수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총리의 은잔을 바라본다.
메렙타국경 관문 수비대장. 최근 국고성 피습 사건으로 날이 선 인물로 수배자 초상화를 소지하고 있다.

가나안의 기근으로 생존을 위협받자 야곱은 아들들을 애굽으로 보내 곡물을 사 오게 한다. 단, 요셉을 잃은 트라우마와 집착으로 인해 막내 베냐민은 가나안에 남겨둔다. 애굽에 도착한 형제들은 총리가 된 요셉 앞에 엎드려 절하며, 과거 요셉이 꾸었던 꿈을 역사 속에서 성취시킨다.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고 과거 가정을 파괴했던 그들의 죄를 직면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정탐꾼(מְרַגְּלִים)’이라는 거친 혐의를 씌워 3일간 감옥에 가둔다.


1막 — 비상령과 외길의 덫
장면 1-1 | 애굽 총리 집무실 — 기근 2년차

대기근 속에서 국경지대 국고성(곡물 창고)이 이방 유민 도둑떼에게 피습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요셉은 지도 위에 국경 요새들을 배치하고 있다.

수석청지기: "각하, 제3국고성이 또 습격당했습니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습격자들의 두목은 문틀에 머리가 닿을 만큼 거구에, 가나안 유목민 체형이라 합니다. 수비대장이 그 인상착의를 토대로 초상(몽타주)을 그려 국경에 배포했습니다."
요셉: (눈빛이 번뜩이며) "좋소. 즉시 특별 규례를 세우시오. 모든 사막 야생 경로를 전면 봉쇄하고, 곡물 수입업자들은 오직 '동문 관문' 한 길로만 통행하도록 강제하시오. 통제된 외길에서 철저히 걸러내야 하오."

오직 한 길... 그 길 외에는 형들이 들어올 통로가 없다. 요셉이 판 행정적 덫이 국경에 깔린다.


2막 — 초상화와 굳어버린 시선
장면 2-1 | 애굽 동북부 관문 검문소

삼엄한 검문소 분위기. 수비대장 메렙타가 파피루스에 그려진 거구의 도둑 두목 초상화를 들고 서 있다. 가나안 형제 열 명이 나귀를 끌고 진입한다. 선두에 선 시므온의 압도적인 덩치에 메렙타의 시선이 꽂힌다.

메렙타: "멈춰라. 출신과 이름을 대라."
시므온: "가나안에서 곡물을 사러 온 야곱의 아들들이오. 통행세를 낼 테니 길을 여시오."
메렙타: (초상화를 시므온의 얼굴 옆에 대보며) "체구와 골격, 유목민 특유의 옷차림, 그리고 오만한 눈빛까지... 며칠 전 국고성을 털고 군관을 살해한 그 이방 도둑놈 두목의 인상착의와 소름 돋게 일치하는군. 여봐라! 이 거구의 사내를 특별 조사실로 즉시 압송해라! 나머지는 대기실에 격리 구금하라!"
유다: "군관 대인, 오해이십니다! 제 형님은 성정이 거칠 뿐 결코 도둑이 아닙니다! 우리는 늙은 아버지를 살리러 온 평범한 형제들입니다!"

시므온이 반항하지만 수십 명의 군사들의 포승줄에 결박당한다. 유다와 형제들은 칼날에 가로막힌 채 절망에 휩싸인다.


3막 — 열둘, 열하나, 열의 모순
장면 3-1 | 지하 특별 심문실 & 관찰실

시므온은 심문실 의자에 묶여 있고, 메렙타가 탁자를 치며 추궁한다.

메렙타: "너희 진짜 정체가 무엇이냐? 격리된 너희 놈들이 작성한 호구 진술서의 숫자가 왜 이리 엉망인가! 장남 르우벤은 가문의 총수를 '열둘'이라 답했고, 유다라는 자는 '열한 명'이라 했으며, 용의자로 잡힌 네 놈은 '열 명'뿐이라고 소리쳤다! 한 피를 나눈 형제라면서 왜 가문의 인원수조차 맞추지 못하고 진술이 엇갈리는가! 너희는 간첩 조직이 확실하다! 아무래도 이놈들은 수상하다. 모두 총리께 압송하여 이들이 바로 몇달전에 국고성을 탈취한 자들이라고 보고하도록 하자."

(열둘, 열하나, 열... 그 엇갈린 진술이 곧 야곱 가족의 비극을 드러내고 말았다. 20년 전 요셉을 지워버린 형제들의 부조리한 양심이 사법적 모순이 되어 목을 죄어오고 있다.)


이때 정보관이 급히 들어와 가나안 부족 범죄 연대기 서류를 메렙타에게 전달한다. 메렙타가 이를 읽으며 경악한다.

메렙타: "하, 국고성 초상화 덕에 거물이 걸렸군. 네 진짜 정체가 여기 적혀 있다. 수년 전 가나안 세겜 성의 전 주민을 평화 조약을 빌미로 속여 잔혹하게 도륙하고 약탈했던 그 참혹한 학살의 주동자! 세겜의 칼잡이가 바로 네 놈이었구나!"
시므온: "으, 으윽... 아닙니다... 세겜의 일은 옛날 일이고, 우리는 이번 창고 사건과는 무관하단 말이오...!"

과거의 숨은 죄악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터져 나오자, 완력가 시므온은 영적으로 완전히 압도당해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한다.


4막 — 가짜 대장의 퇴장과 우상 내려놓기
장면 4-1 | 총리 법정 -> 가나안 야곱의 장막 (창세기 42:24 ~ 43:14)

요셉이 엄위함을 드러내며 형제들 앞에 등장한다. 바닥에 형제들이 엎드려 있다.

요셉: "국고성의 의심스러운 초상으로 잡혀, 결국 세겜의 학살자임이 드러난 저 자를 보아라. 저 가짜 대장, 세겜의 도살자를 내 눈앞에서 결박하여 지하 깊은 감옥에 처넣어라! 너희의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면 가나안에 있다는 그 막내 아우를 내 앞에 데려오라!"
위기에 처하자 형들은 20년 전 요셉을 팔았던 자신들의 죄를 자각하며 뉘우치기(אָשֵׁמִים, 유죄로다) 시작한다. 요셉은 시므온을 볼모로 잡고 베냐민을 데려오라는 조건과 함께 그들의 자루에 곡물과 돈을 도로 넣어 보낸다. 자루 속 돈을 발견한 형제들과 야곱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야곱은 베냐민을 잃을까 봐 동행을 완강히 거부하며 가문은 영적 정체 상태에 빠진다.

장면 4-2 | 가나안 야곱의 장막 — 시므온을 둔 채 돌아온 형제들이 식량이 떨어지자 야곱을 설득한다.
야곱: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거늘 베냐민마저 빼앗아가려 하느냐! 내 아들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한다!"
르우벤: "아버지, 내가 데려오지 못하거든 내 두 아들을 죽이소서!"
야곱: "닥치거라,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다. 네 놈들은 곡식자루에 돈을 숨겨서 들어왔다.  아무도 이 사실에 대해서 진실하게 말하는 자가 없다. 아무리 시므온이 천방지축이지만, 그를 팔아먹기까지 하고, 이제는 베냐민마저 빼앗아가려 하느냐! 절대로 베냐민 만큼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한다!"
유다: "아버지, 돈이 왜 우리 자루 속에 있는지, 정말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내가 베냐민을 위하여 담보가 되오리니 내 손에서 그를 찾으소서. 그를 데려오지 못하면 내가 영원히 그 죄책을 지리이다. 애굽의 총리가 베냐민을 데려와야만 우리가 정탐이 아니라고 믿을 것입니다."

자식의 목숨을 걸겠다는 르우벤의 비현실적인 공언과 달리, 자신의 전 생애를 담보로 던지는 유다의 깊은 결연함에 야곱이 통제의 손을 풀고 전능하신 하나님께 자비를 위탁한다.

야곱: "... 하는 수 없구나. 그러할진대...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기근이 더욱 심해지자 유다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아버지를 설득해 낸다. 마침내 야곱은 자신의 우상과 같던 베냐민을 내려놓고 ‘전능하신 하나님(엘 샤다이)’의 자비에 모든 것을 위탁하는 영적 결단을 내리게 된다.

5막 — 은잔의 파동과 베냐민의 탐색
장면 5-1 | 애굽 총리 관저 — 성대한 오찬 잔치 (창세기 43:15 ~ 34)
베냐민과 함께 애굽에 다시 이른 형제들을 요셉은 총리 관저의 성대한 잔치로 초대한다. 죄책감에 사로잡힌 형들은 이 호의를 올무로 오해하지만, 청지기의 위로로 안심을 얻는다. 친동생 베냐민을 본 요셉은 긍휼(נִכְמְרוּ, 마음이 불타다)이 격동하여 남몰래 눈물을 흘린다.

요셉은 형제들을 나이 순서대로 정교하게 앉힌 후, 막내 베냐민에게 5배의 음식을 주어 편애 시험을 한다. 형들이 시기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한 요셉이 갑자기 손을 들어 잔치의 음악을 멈추게 한다. 사방에 서늘한 긴장감이 감돈다.

요셉이 자신의 앞에 놓인, 정교한 상형문자가 음각된 빛나는 은잔(גָּבִיעַ)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긴다. *팅——* 청아하고 날카로운 은잔의 울림이 연회장을 채운다.

요셉: "너희가 정직한 상인이라 주장하며 나이 순서대로 앉은 것에 놀랐느냐? 애굽의 총리는 신들의 지혜를 읽는 자다. 특히 내 손에 든 이 은잔은 사막의 바람이 감춘 비밀과 인간의 숨은 속내를 비추는 영험한 물건이지."

요셉이 은잔에 맑은 술을 채우고 향유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기름이 표면에서 기묘한 파동을 일으키자 요셉이 은잔을 흔들며 형제들을 차례로 쏘아본다.

요셉: "이 은잔이 지금 나에게 말을 건네고 있구나. 너희가 숨기고 있는 가장 거대한 비밀... '사라진 너희의 열두 번째 형제'에 대하여. 잔 속에 갇힌 영혼이 소리치는구나. 그 소년은 죽지 않았다... 구덩이에 던져졌고 피 묻은 옷만 아비에게 전달되었다... 너희가 모른다고 발넙아치던 그 아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내가 이 은잔으로 점(נָחַשׁ)을 쳐서 완벽하게 알아내 줄까?"
형제들: (공포에 질려 일제히 자리에 일어나 땅에 엎드린다) "대, 대인! 살려주십시오!"

모두가 공포로 엎드린 순간, 오직 한 사람 베냐민만이 엎드리지 않고 요셉의 은잔을 향해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눈물을 흘린다.

베냐민: "정말입니까? 대인, 정말 그 은잔이 내 형님이 어디 있는지 말해줄 수 있단 말입니까?"
유다: "베냐민! 무례하다, 당장 엎드려라! 총리 대인의 주술에 토를 달지 마라!"
베냐민: "형님, 놔두세요! 내 어머니 라헬이 낳은 유일한 친형입니다! 20년 동안 아버지가 매일 밤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던 내 친형 요셉이란 말입니다! 만약 저 은잔이 정말로 내 형이 살아있는 곳을 알려줄 수 있다면... 나는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 잔을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베냐민이 식탁 위로 기어 오르다시피 나아가 요셉의 손에 들린 은잔을 유심하게, 아주 샅샅이 살펴본다. 은잔에 비친 맑은 술, 그 안에 투영된 베냐민 자신의 울먹이는 얼굴, 그리고 그 잔을 쥐고 있는 총리의 손가락 마디를 뚫어지게 응시한다.

베냐민: "(은잔을 보며 애원하듯 혼잣말로) 은잔아, 제발 말해다오... 내 형님이 지금 노예로 살고 있느냐, 아니면 어느 차가운 사막에 버려졌느냐... 내가 대신 갈 테니 내 형님이 있는 곳을 제발 보여다오..."

친동생 베냐민의 절박한 통곡과 눈물이 은잔 표면에 툭 떨어지자, 요셉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며 손을 부르르 떤다. 당장이라도 안고 싶지만, 형들의 최후 검증을 위해 짐짓 잔인하게 은잔을 쾅 내려놓는다.

요셉: "가나안의 신파극은 여기까지 하자. 음식을 먹어라! 점괘는 신들만이 아는 법이니, 너희는 그저 내 처분만 기다리면 된다!"

요셉은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감추느라 급하게 자리를 뜬다. 요셉의 식탁 위에는 은잔이 그대로 놓여있다.  베냐민은 은잔을 오래도록 주시한다.


6막 — 자식을 앞세운 아비의 통곡 속에 빚어진 마음
장면 6-1 | 플래시백: 유다의 기억 (창세기 38장의 회상)

요셉은 형제들이 온전히 변화되었는지 검증하기 위해 마지막 관문을 설계한다. 그들의 자루에 곡물과 돈을 다시 채우되, 막내 베냐민의 자루에는 요셉의 권위를 상징하는 ‘은잔(גָּבִיעַ)’을 은밀히 숨겨 보낸 뒤 청지기를 보내 추격한다. 베냐민의 자루에서 은잔이 적발되자 형제들은 큰 절망에 직면한다. 과거 요셉의 옷을 찢어 아버지를 속였던 형들은, 이제 베냐민을 살리기 위해 자신들의 옷을 찢으며 슬픔과 운명에 동참한다.

요셉의 관저로 압송되는 길, 유다는 절망 속에서 나귀 고삐를 잡고 걷다가 자신의 삶을 뒤흔들었던 과거의 처절한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 유다의 회상 (Flashback) ]

어둠이 깔린 가나안의 밤. 장남 엘은 여호와 앞에 악하여 죽임을 당한다. 차남 오난은 형수에게 씨를 주지 않으려고 땅에 설정하는 죄악으로 인해 여호와께 죽임을 당한다. 두 아들이 각각 자신의 죄악대로 여호와의 손에 숨을 거두자, 유다는 차가운 땅에 엎드리어 울부짖는다.

과거의 유다: "왜 내 아들들인가요! 왜 내 품에서 내 자식들을 빼앗아 가시나이까!"

셋째 아들마저 잃을까 두려워 며느리 다말을 방치했던 유다. 다말이 창녀로 위장해 시아버지의 씨를 받은 후, 유다의 도장과 끈, 지팡이를 꺼내 보이며 자신의 의로움을 증명하던 순간.

과거의 유다: (자신의 도장과 지팡이를 보며 벼락을 맞은 듯 얼어붙어 통곡한다) "그녀가 나보다 옳도다(צָדְקָה מִמֶּנִּי)...! 내 죄로다...!"

다시 현실의 애굽 국경 길. 유다가 눈을 뜨며 뺨에 눈물을 흘린다.

유다: (독백) '자식을 잃어본 자만이 아비의 찢어지는 심령을 아는 법... 내가 내 아들들을 잃고서야, 요셉을 잃고 20년간 지옥을 살았던 나의 아비 야곱의 마음을 비로소 깨달았구나. 이제 베냐민마저 잃는다면 내 아비는 정녕 죽으리라. 내 평생의 죄악을 씻을 기회는 오직 지금뿐이다.'

7막 — 통곡의 연대와 대폭발
장면 7-1 | 총리 법정 — 심판과 대속의 결말 (창세기 44:14 ~ 45:3)

총리 요셉 앞에 다시 엎드린 형제들. 유다는 은잔 사건을 변명하는 대신, 20년 전의 본질적인 대죄를 하나님이 추적하여 찾아내셨음을 고백(עָוֹן, 죄악)하며 공의 앞에 굴복한다. 요셉이 은잔을 탁자에 던지며 베냐민만 남겨두고 가라는 최종 시험의 선언을 내린다.

요셉: "내가 결코 그리하지 아니하리라! 잔이 그 손에서 발견된 베냐민만 내 종이 되고, 너희는 평안히 너희 아버지께로 도로 올라갈 것이니라."

그 순간, 법정 안에 침묵을 깨고 거대한 절규가 터져 나온다. 장남 르우벤이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바닥을 구른다.

르우벤: "대인! 안 됩니다! 베냐민을 두고 가면 우리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이 끊어집니다! 차라리 제 목을 치소서!"
시므온: "(결박된 채 바닥을 기며 서럽게 울부짖는다) 내가 세겜에서 흘린 피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 가문을 진멸하시는구나! 막내를 두고 갈 수 없다! 나를 다시 감옥에 영원히 가두고 아이를 보내주시오!"

스불론과 잇사갈, 레위까지 요셉의 발치로 기어 와 옷자락을 붙잡고 통곡한다. 20년 전 요셉을 팔아넘길 때의 냉혈했던 형제들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한 동생의 생명을 위해 가문 전체가 피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통곡의 연대'가 법정을 가득 채운다.

그 통곡의 중심에서 유다가 요셉의 심판대 앞으로 걸어 나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생명을 제단 위에 올리는 대속 선언을 포효하듯 내뱉는다.

유다: "우리 아비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이 하나로 묶여 있거늘, 아이가 없으면 아버지가 죽으리이다. 주의 종이 내 아버지에게 아이를 담보하였사오니, 청하건대 주의 종으로 그 아이를 대신하여(תַּחַת) 머물러 있어 내 주의 종이 되게 하시고, 그 아이는 그의 형제들과 함께 올려 보내소서! 아버지가 받을 그 참혹한 재앙을 내가 차마 보지 못하겠나이다!"
유다는 자신의 전 생애와 자유를 대속물로 던지는 희생적 선언을 한다. 시기심으로 동생을 팔았던 유다가 형제를 위해 자신을 제물로 삼는 메시아적 성숙을 보여주는 순간, 언약 가문의 죄악은 청산되고 영적 재창조가 완성된다.

가문 전체의 처절한 절규와, 자신을 위해 전 생애와 자유를 대속 제물로 던지는 유다의 포효를 마주한 요셉. 그의 내면에서 마침내 거대한 제국의 통제력이 산산조각 나며 대폭발이 일어난다. 요셉은 숨이 막히는 듯 가슴을 쥐어뜯으며 호위병들을 향해 지르듯 소리친다.

요셉: "모든 사람은 내 앞에서 물러가라! 당장 물러가라!"

애굽의 호위병들과 서기관들이 혼비백산하여 물러가고, 오직 히브리 형제들만 남은 거대한 법정. 요셉은 머리에 쓰고 있던 화려한 총리의 관을 벗어 탁자에 놓는다. 격동하는 긍휼과 슬픔, 기쁨이 융합된 비장한 대성통곡(放哭)이 요셉의 목구멍을 찢고 터져 나온다. 그 울음소리가 얼마나 크고 처절한지 복도 너머 바로의 궁전까지 들릴 정도다.

요셉이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심판대 계단을 굴러떨어지듯 내려와 무릎 꿇고 있는 형제들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리고 제국의 언어인 애굽어가 아닌, 가나안의 투박한 모국어(히브리어)로 통곡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폭로한다.

요셉: "(형제들의 어깨를 붙잡고 오열하며) 형님들! 내가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애굽에 팔았던 동생 요셉이란 말입니다! 내 아버지께서... 내 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형제들이 경악과 충격으로 얼어붙는 가운데, 요셉이 울며 베냐민을 끌어안고 그 목을 어루만진다. 베냐민 역시 소리 높여 우니, 유다의 대속적 사랑 위로 제국 전체를 울리는 위대한 화해와 언약 공동체의 재창조가 완성되며 44장의 막이 내린다.

에필로그 — 구속사의 그림자
시므온은 결박되었다.
가문에서 가장 강한 자의 완력은
총리의 법 앞에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세겜에서 칼을 들었던 그 손은
애굽의 포승줄 앞에서 무력했다.

그리고 시므온이 비워낸 그 자리에
유다가 섰다.

유다는 강해서 선 것이 아니었다.
두 아들을 잃었고,
며느리에게 공개적인 수치를 당했고,
"그녀가 나보다 옳도다"라고
스스로 고백한 후에야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생겼다.

그가 요셉 앞에서 한 말은
수백 년 후 갈보리에서 울릴 말의 예표였다.

"그 아이를 대신하여 종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메시야는 유다의 지파에서 오셨다.

야곱의 임종 예언은 이미 이것을 알고 있었다.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규(圭)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 창세기 49: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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