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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라캉이 빠진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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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9회
  • 25-11-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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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의 이론은 20C 정신분석을 넘어 철학과 문학, 정치 이론과 예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흔적을 남겼다. 하지만 많은 후예들은 라캉이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마치 19C 니체가 ‘세상이 이 지경이라면 『신은 죽었다』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울부짖을 때, 그 말을 오인한 자들이 ‘신이 없는 해방의 선언’으로 잘못 읽었던 예를 닮았다. 과학적 합리성만 신봉하며 교만해진 인간들은 그 오만의 실현을 실험하다 결국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게 된다. 니체의 뒤를 이어 전쟁의 참혹함까지 경험한 라캉은 이를 전통적 질서-기독교적 세계관-의 실패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성경적 가치를 따라 제대로 세워지지 못한 인본주의적 국가의 실패다. 그것은 기독교 정신을 잃어버린 질서, 형식은 있되 생명은 고갈된 위선의 실패였다. 

라캉은 성경이나 보편적 진리를 ‘억압’으로 규정했다. 그 후 라캉의 이론을 자기식대로 이어받은 좌파 이론가들은 정치를 끝없는 적대행위로 규정한다. 그들은 세상을 ‘억압하는 기득권’ 대 ‘소외된 주체’로 갈라쳤다. 결국 세상은 서로를 향해 타협할 수 없는 적이 되고 말았다. 공산주의자들은 인민의 세상을 만든다고 약속했으나 한결같이 독재국가가 되었고, 심지어 최고지도자들은 우상이 되었고 어떤 이는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요즘에는 자본주의 국가 안에서도 지식인들은 자신을 엘리트화하며 어려운 단어와 꽈배기처럼 꼬인 말을 쏟아냈다. 예술계도 라캉 따라 하기에 몰두했지만, 순전히 멋있는 척하는 것에 불과해서, 문화를 소모하는 대중은 불쾌감을 느끼고 난데없는 공포를 맛보곤 하였다. 심지어 각종 율법주의(기후·환경·노동자·성해방·여성·약자)까지 난무해서 세상은 규제의 틈바구니에서 참고 견뎌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세상은 기독교 국가가, 니체가, 라캉이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하나님의 자리를 탐내는 자가 나타나면 세상은 여지없이 혼란에 빠진다. 권력을 등에 업고 날뛰는 자들이 가득해지고, 결국 스스로 진노의 회초리를 자초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교회는 사회 모든 분야에 필요한 하나님의 사람을 육성해야 한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어야 하고,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인들은 각자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야 하며, 진리에 근거한 사랑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그것이 곧 자신의 사명이며 복이고, 상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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