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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라스푸틴의 망령과 지식인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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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회
  • 26-01-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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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한국의 담론광장은 이성이 사라지고 선동의 주술이 그 자리를 채웠다. 한국 정치는 객관적 진실이나 법치적 절차보다, 특정 선동가가 던지는 자극적인 서사와 음모론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구 러시아 제국을 파멸로 몰아넣었던 요승 그리고리 라스푸틴의 망령이 21세기 대한민국 스튜디오와 유튜브 화면 속에서 부활하였다. 가장 개탄스러운 대목은 대중의 확증 편향이 아니라, 소위 ‘엘리트’라 불리는 지식인과 정치인들의 행태다. 번듯한 대학을 나오고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인재들, 심지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한 선동가의 입을 바라보며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지적 타락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들은 선동가의 ‘합리적 추론’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머리를 끄덕인다. 그들은 굴욕적이게도 “헌법에 갇히지 말고 상상력을 발휘해 모두 탄핵하자”는 김어푸틴의 제안에 순종했다. 이것은 명백히 ‘지식인의 자살’이다. 정치인이 신념과 논리가 아닌, ‘디지털 홍위병’의 위력에 굴복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국민의 대표가 아닌 선동가의 하수인에 불과하다. 라스푸틴이 황실을 고립시켜 제국을 붕괴시켰듯, 현대의 선동가는 지지층을 거대한 확증 편향의 반향실에 가두고 합리적 비판의 통로를 차단한다.

잠언 29:12절에는 “관원이 거짓말을 들으면 그의 하인들은 다 악하게 되느니라” 고 일갈한다. 국민이 진실의 기초를 잃고 선동의 유희에 빠지는 것은 곧 국가적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다. 요설에 홀린 국회와 국민은 경제 침체, 미국 압박, 안보 위기, 공무원 복지부동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또 다른 요설을 찾아 눈이 멀어있다. 대중이 선동을 유희로 소비하는 사이, 국가의 기초 체력은 고갈되고 엘리트들의 도덕적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선동가 앞에 줄을 서서 아부성 발언을 쏟아내는 국회의원들과 유명인들은 스스로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당신들이 내던진 것은 단순한 자존심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품격과 미래다. 라스푸틴의 끝이 비참했듯, 선동의 정치가 남기는 것은 결국 파멸된 공동체의 잔해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행적이 눈에 들어온다. 정의의 하나님께서 세상의 악한 통치자를 심판하시며, 권력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고, 부자들의 돈가방을 엎으신다. 나라를 망하게도 하시고, 흥하게도 하신다. 결국 뿌린 대로 거두게 하신다. 의를 심고 정의를 거두게 하시고, 희생을 심고 나라를 건지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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