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반세기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폐허에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나라다. 그런데 지금, 그 기적을 만들었던 사회의 에너지가 어딘가에서 새고 있다. 성장률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은 지쳐 있고, 미래를 믿지 않으며, 함께 무언가를 만들려는 의지가 희박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부동산, 저출산, 지방 소멸, 외국인 노동력 유입 같은 현상들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우리가 그 현상들을 만들어낸 구조적·정신적 토양이다. 어떤 사회든 이념 경쟁은 자연스럽다. 문제는 이념이 토론의 언어가 아니라 지배의 수단으로 전락할 때 시작된다. 한국에서 특정 이념들은 노동 현장과 교육 공간, 미디어 생태계 곳곳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며 사회적 협력의 기반을 잠식해 왔다. 이념을 명분으로 삼는 집단이 권력을 장악하면, 도덕적 판단의 기준조차 이념 논리에 복속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사회를 무너지게 한다. 자본은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혁신은 신뢰 없이는 자라지 않는다. 장기적 비전과 정책 일관성은 사회 시스템의 근간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 구조는 권력이 교체될 때마다 전임자의 유산을 지운다. 기업은 5년마다 투자 방향을 재설정해야 하고, 행정은 말할 것도 없다. 표심에 최적화된 단기 정책은 당장의 지지율을 지키지만, 나라의 토대를 갉아먹는다.
시민과 기업, 정부 사이의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협력의 전제 조건이다. 노동조합이 정치적 의제를 전면에 내세울 때, 언론이 사실의 전달보다 감정의 증폭에 복무할 때, 그 신뢰는 조용히 무너진다. 신뢰의 붕괴는 합리적 정책 집행을 방해하고, 혁신의 토양을 가꾸지 못하게 한다. 진영 갈등이 모든 의제를 삼켜버리는 정치 구조에서는 공적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불가능해진다. 정책은 논리가 아닌 진영의 논리로 결정되고, 지역과 부문을 장악한 카르텔들이 그 틈새에서 이해를 챙긴다. 시민들은 이 반복되는 풍경에 피로와 냉소를 느끼며 공공의 영역으로부터 멀어진다.
저출산, 부동산,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자본 유출과 청년 이탈은 모두 이 구조적 문제들이 쌓여 표면에 드러난 결과물이다. 이때 정권 교체보다 더 우선적인 것은, 교회의 부르짖음이다.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의 개입을 갈망해야 한다. 기드온이 나타나기 전에 먼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하나님, 한국 문제는 오직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 민족을 구원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