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고위공직자나 선거 출마자 중에, 도로교통법 위반 전력이 두 차례 있어도 아무런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후보가 등장했다. 당사자는 사소한 문제로 여길지 모르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선거에 나서면서 스스럼없이 그런 주장을 펼친다는 사실 자체에 경악하고 있다.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용히 감추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인정했으니 오히려 지지해 달라"는 논리인 모양인데,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범죄 행위조차 인정하지 않고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기만 하면 얼마든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에서 몰상식한 언행을 일삼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한 행위라면 설령 위법을 저질러도 면책된다는 어처구니없는 법 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해서였다", "당시에는 잘 몰랐다"는 변명 한마디면 그만이다. 결과야 어떻든 의도가 선했다면 충분하다는 논리인 셈이다. 그 결과, 국회는 본연의 기능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적 우위로 밀어붙이고, 금권으로 밀어붙이고, 다수결의 표결권을 앞세워 얼마든지 그릇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어 버렸다. 법을 만들어야 할 곳에서 오히려 불법이 법을 대신하고 있다.
이제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것도 모자라 사법부마저 통제하려 든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도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통해 버젓이 개입하고, 새로운 법을 제멋대로 만들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편의에 따라 법을 주무르는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 그곳에서 양심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행정부 역시 이런 풍조에 편승하고 있다. 특히 예산 집행과 관련하여 공무원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교묘히 마련해 두었다. "법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고, 세상이 그러하니 달리 도리가 없다"는 식이다. 책임자들은 어느새 공직을 떠나고, 비리를 저지른 자들이 작성한 보고서는 아무런 흠결도 없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을 뿐이다.
하박국 선지자도 ‘율법이 해이해지고 공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니 이는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공의가 굽게 행하여진다(1:4)’고 한탄하였다. 그러므로 우리 기독교인들은 더욱 선을 행하며 공의를 행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하시고, 이 나라의 소망이 되어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