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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발작 버튼’이 삼킨 고교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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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07-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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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념 전쟁이 유치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잊혀 질 만한데, 다시금 스타벅스 논란이 지난 한 주간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야구장에서 5.18 정신을 조롱하는 응원을 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지능이 높아야 비로소 이해되는 논리를 담고 있다. 단순한 농담 뒤에 숨겨진 억지스러운 인과관계와 음모론적 회로는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두뇌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특정 역사적 사건을 성역화하고 이를 통해 도덕적 우위와 정치적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에게, 대중의 ‘평범함’과 ‘무감각함’은 그 자체로 가장 큰 위협이다. 자신들이 쥐고 있는 도덕적 무기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젊은 세대가 일상의 영역에서 던진 가벼운 풍자나 농담조차 현미경으로 들이대며 ‘비하와 조롱’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아주 작은 단서라도 포착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발작 버튼’을 누르고 사태를 키워 상대방을 반사회적 집단으로 매장하려는, 전형적인 과잉 반응의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벌의 무게는 죄의 질과 비례해야 한다’는 사법과 징계의 최소한의 원칙마저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점이다.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전국대회는 대학 진학 및 프로 드래프트와 직결된, 인생이 걸린 무대다. 철없는 아이들의 치기 어린 말 한마디를 빌미로 학교 전체에 사회적 낙인을 찍고, 무고한 학생들의 미래와 인생을 송두리째 제물로 바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광기일 뿐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이토록 가혹하고 무리한 연좌제 성격의 중징계를 철회하지 못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장악하고 무차별적인 ‘디지털 자동소총’을 난사하는 악플러들과 프로 불편러들의 공포에 굴복했기 때문이다. 기관과 조직이 사회적 소음과 협박이 두려워 가장 약한 고리인 고등학생들을 방패막이로 던져준 비겁한 결과물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인민재판이라는 구조가 여론에서는 그대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 비극을 두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며 침묵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매크로나 치우쳐진 여론에 국민들이 흔들리지 않는 지성을 담지해 내는 것이다. 일부 정치권과 재야 단체들이 떠들어대도 대다수의 정상적인 상식을 담고 있는 국민들이 저마다 바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비민주적 상황 앞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신념을 차분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며 송사에 다수를 따라 부당한 증언을 하지 말라(출애굽기 23:2)’ 오늘도 하나님은 의인의 숫자를 헤아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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