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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공기 한 조각이 돈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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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07-1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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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유럽의 한 남자가 아주 이상한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그가 판 물건은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었다. ‘이산화탄소 1톤을 배출해도 되는 권리’였다. 그는 이 권리를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서류상으로만 옮기면서, 그 사이에 세금 환급을 여러 번 챙기는 수법을 썼다. 황당하지 않은가? 지구를 지키자는 착한 취지로 만든 제도가, 어떻게 이렇게 큰 사기의 온상이 됐을까?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먼저 탄소배출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정부가 ‘너희 회사는 1년에 이산화탄소를 이만큼만 배출해도 좋다’는 한도(cap)를 정해준다. 그 한도보다 적게 배출한 회사는 남는 만큼을 ‘배출권’이라는 형태로 팔 수 있고, 한도를 초과한 회사는 그 배출권을 사서 메꿔야 한다. 시장 원리를 이용해서 전체 배출량을 줄이자는, 꽤 똑똑한 아이디어였다. 어느 날 정부가 ‘탄소를 줄여야 하니 배출권을 사라’고 하는데, 그 배출권 가격을 정하는 시스템은 당신이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컨설팅 회사와 국제기구, 전문가 패널이 만든 것이다. 당신은 이 시스템에 투표한 적도,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그런데 청구서는 매년 당신에게 날아온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요즘 세계 곳곳에서 부는 ‘국가주의(내 나라 먼저)’ 바람의 진짜 이유 하나가 드러난다. 흔히 사람들은 우파가 강해지는 이유를 이민자 문제나 문화적 갈등으로만 설명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기후협약에서 다시 빠져나온 것도, 유럽에서 힘을 키우고 있는 우파 정당들이 하나같이 ‘그린딜(친환경 정책)’을 공격 대상 1순위로 삼는 것도, 결국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가 뽑지도 않은 사람들이 대신 내리고 있다’는 분노와 맞닿아 있다. 이민 문제가 ‘누가 우리 사회에 들어오는가’에 대한 반발이라면, 탄소배출권 문제는 ‘누가 우리 경제를 설계하는가’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지금의 세계적 우경화는 생각보다 훨씬 큰 폭발력을 갖게 됐다.

기후야말로 글로벌한 환경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는 인간이 감당할 영역이 아니다. 인간에게 환경을 보전할 책임이 없다는 말도 아니다. 애초에 제도적으로  해결할 영역이 아니라는 뜻이다. 시대적 문제이며, 과학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뜻이다. 단순히 이념으로 해석하고 시스템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오만이다. 오직 진리가 우리에게 자유를 가져다 준다는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항상 그릇 가는 양떼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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