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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무엇이 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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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01-0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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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망한 나라가 있고, 인성이 망한 나라가 있다. (물론 개인도 마찬가지다) 경제만 망한 나라는 그나마 소망이 있다. 그러나 인성이 망한 나라는 답이 없다. 인성이 망한 나라는 경제적 부흥도 기대할 수 없다. 역사 가운데 반짝이는 황금기가 있을 수는 있어도 이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인성이 망한 나라는, 인성이 망한 국민이 그렇지 않은 국민보다 더 많은 경우이다. 경제적으로 이미 파탄 났어도, 인성만큼은 망하지 않은 국민이 대다수일 경우 그 나라는 소망이 있다. 그런 나라는 제대로 된 인성을 갖춘 리더가 발굴되고 정직한 분별력을 지닌 대다수의 국민이 그를 지도자로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그 지도자가 변질된다면, 그의 곁을 지키던 자에 의해서 제거당한다.

우리나라는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나라를 구하는 위인이 나타나서 나라를 건져냈다. 그것은 백성 다수의 인성이 건강하였기 때문이다. 유달리 우리나라는 가족과 혈통을 중요시하는 유교 전통이 강했다. 무엇보다 예절을 강조하던 문화가 건강한 인성을 발달시켰다. 그러나 그만큼 유교 율법주의도 강력했고, 그로 인해서 폐쇄적인 사회가 되어 근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난 후 백여 년 동안 우리나라는 유교-기독교적 인성을 기본적인 덕목으로 여기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두 종교는 서로 상충하면서 겉치레 율법은 버리고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인성을 건강하게 하는 데 힘써왔다.

문제는 신공산주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이념 율법주의가 유입되면서부터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70년대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이, 80년대는 토속 무속문화가 부활하고, 북한식 주체사상이 대학가를 뒤덮었다. 그러나 소련이 무너지고, 미국이 국제사회의 큰형님으로 등장하면서 주춤거리더니, 현재는 7, 80년대의 망령이 이념 율법주의가 되어서 돌아왔다. 이들은 말 그대로 뿌리째 사회를 흔들어 댔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대한민국은 건강한 인성을 다시금 회복하고 이 위기를 벗어나 승리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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