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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공경과 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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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05-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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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명하고 있다. ‘공경(כָּבַד)’이라는 단어의 성경에서 말하는 뜻은 ‘존귀하게 여기다.’, ‘무겁게 여기다.’이다. 이 말은 어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 저자를 ‘존경’하게 되었다는 의미와 다르다.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서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되었다는 말도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부모와 자식 간의 일로서 크게 상식이나 윤리나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 부모의 뜻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에 대한 대가를 마땅히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부모나 자식이 이 점에 대해서 매우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부모 와 자식 간이니, 서로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모의 관점에서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많이 희생했는데, 이런 것도 못 해주나?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신과 자녀를 불행하게 만드는 생각이다. 부모든 자식이든 동일하게 더 많이 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야 서로 고맙게 여기고, 더 축복하는 마음도 생긴다. 간혹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예도 있다. 아무리 부모와 자식 간이라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헤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지혜롭게 상황을 호전시킬 수도 있지만, 끝까지 평행선을 긋는 예도 있다. 더구나 자녀가 결혼하게 되면 며느리나 사위는 더욱 그렇다. 부모는 새살림을 차린 자녀가 둘이 잘 화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들은 두 사람 간의 관계를 조율하느라 더 많은 힘과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때 부모가 지나친 공경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려고 한다면 얼마나 긴장감이 도는 가정이 되겠는가?

특히 한국 사람들은 출가한 자녀들에게도 효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녀가 부모의 슬하에 있을 때는 효도할 수 있지만, 출가한 다음에는 공경하는 것으로 대신해야 한다. 그들도 성인이고, 자신들만의 가치관과 목적의식이 있다. 성경은 출가하면 부모를 떠나는 것으로 본다. 비록 부모와 같이 살게 되더라도 이제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축복하고 공경하는 관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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