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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시침 없이 분침만으로 돌아가는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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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2-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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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의 시간은 시침 없이 분침으로만 돌아간다. 그것도 일 년에 한 번씩만 돌아가는 분침이다. 세월이 바뀌어도 총회의 시계는 변함이 없다. 1년에 한 번씩만 돌아가니 하는 일마다 거북 걸음이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총회는 암탉이다. 매년 꼬박꼬박 총회장을 낳는 암탉이다. 그런데 총회장은 부화하지 않는다. 일 년 내내 아무런 깨어남 없이 다음에 나타나게 될 알을 기다리다 사라진다. 그래서 총회 내 절대다수(99%) 교인은 총회장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당연히 세상은 총회의 존재도 모르고, 그러므로 아무도 총회에 거는 기대가 있을 수 없다. 오직 노회에서 선출하는 총대만 총회에 관심이 크다. (대개는 중대형교회 출신 총대-전체 교인 대비 0.05%) 작은 교회 노회원들은 누가 총대인지, 그들이 총대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 그래서 교회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지 못한다. 매회기마다 노회는 각종 보고를 담은 두꺼운 보고서를 책자로 발간하는데, 매번 읽어도 그저 거기서 거기다. 매년 하는 일, 사람 이름만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세상에서는 대략 10여 명 되는 직원이 한두 달 만에 해치울 일들을 노회는 1년 내내 각종 회의를 하느라 모이고 흩어진다. AI시대에 과연 이게 바람직하고, 효율적이며, 성경적이며, 도덕적인가? 왜 총회는 인재를 뽑지 않고, 대표를 뽑는가? 총회장직은 명예직인가? 왜 총회 직원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헌금도 모금하지 못하고 각종 사업을 통한 수익도 내지 못하는가?

총회장의 흠결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나라가 이념전쟁으로 온 국민이 뜨겁게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차라리 일개 교회 성도가 뜨겁게 공정을 부르짖고 있는데 하나님의 공의를 목청 높게 외쳐야 할 총회는 ‘입꾹닫’이다. 왜냐면 좌파총회, 가톨릭 친화총회, 친환경전도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총회는 스스로 정체성을 버리고 ‘암탉총회’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 (암5:24) 

총회는 직원 선출에서 전문인 영입을 우선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일학교 공과는 차라리 ‘파이디온선교회’에 외주를 맡기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선교야말로 우수죽순인데, 정작 선교 인프라 구축에는 모두 열악하다. 차라리 교단차원에서 교단을 초월하는 인프라를 구축하여 제공하면 한국선교는 훨씬 강력해질 것이며, 각 교단마다 중복되는 업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교단 내에서도 선교는 총회별, 노회별, 교회별로 따로따로 움직인다. 현재 시급한 총회의 과제는 대정부, 언론, 미디어, 이념 관련 대외부서를 만드는 것이다. 이 문제는 모든 교단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일이 가장 시급 한대도 어느 교단도 앞장서는 교단이 없다. 정히 총회장 제도를 고집하려면, 5년 중임제의 교단 원로회를 만들어 총회장 출신 중 대외업무를 감당하는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또 총회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현재는 좌파든 우파든 갈등이 있을 때 얼버무리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어느 한쪽도 제대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념전쟁이 극심한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총회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는 비로소 이념 편향성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데, 여전히 좌파 일색의 고정 직원들이 우파적 성향이 강한 총회장과 한 지붕 아래에서 두 집 살림 하느라 서로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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