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목소리 · 시리즈 III
Episode 3
100명의 총회장
분열이 제도가 되었을 때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서지 못하고"

— 마가복음 3:25
프롤로그
총회 감사 만찬
S#1. 내부 — 서울 시내 대형 교회 친교실 — 저녁
연례 총회가 끝난 저녁. 교회 친교실에서 신임 총회장 축하 만찬이 열리고 있다. 박수, 덕담, 기념사진. 신임 총회장이 "한국교회의 연합과 부흥을 위해..." 비전을 선포한다.

구석 자리의 강민준이사무엘.
이사무엘
(낮게)
오늘 이 분이 취임했지요. 내년 이맘때엔 다른 분이 저 자리에 서겠지요. 올해만 전국에서 이런 총회가 몇 번이나 열렸을까요.
강민준
매번 새 비전, 새 결의. 그리고 다음 해엔 처음부터. 진심들이 낭비되고 있어요.
칼럼 · 논설 I
1년의 권위, 5년의 정치 — 구조적 무력화

가톨릭 추기경은 종신에 가까운 권위를 행사한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4년 임기로 실질적인 협상을 이어간다. 정부 입장에서 이 두 종교는 신뢰할 수 있는 협의 파트너다. 개신교는? 올해 총회장 이름을 알아도 6개월 후엔 다른 사람이다.

종교인 과세, 사립학교법 개정, 코로나19 집합금지. 이 모든 사안에서 가톨릭과 불교는 테이블 안에 있었고 개신교는 테이블 밖에서 반발했다. 테이블 밖의 목소리는 언론에서 '몽니'가 된다. 창구가 없으면 정당한 주장도 잡음으로 처리된다.

200개 교단, 1년짜리 총회장들. 이것은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형성된 구조다. 그러나 구조의 문제는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 진심들이 낭비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01
시나리오
이단 피해 가족
S#2. 내부 — 이사무엘 목사 사무실 — 오후
정혜숙 (52세)이 찾아왔다. 딸을 신천지에 잃은 어머니. 눈이 붉게 부어있다.
정혜숙
목사님, 저 열일곱 군데 찾아갔어요. 딸이 신천지에 들어간 지 삼 년째예요.

교회 목사님은 "우리 교단에서 이단 규정이 안 되어 있어서 공식 도움이 어렵다"고 하고, 노회는 총회에 가보라 하고, 총회는 담당자가 바뀌었다 하고.

이단이 이단인지 아닌지도 교단마다 다른 나라가 어디 있어요.
이사무엘
(혼잣말처럼)
통합된 이단 규정 기구가 있었다면... 이 분이 열일곱 군데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됐을 텐데.
칼럼 · 논설 II
이단은 교단의 틈새에서 자란다

신천지는 어떻게 수십만 명의 개신교인을 빼앗아갈 수 있었는가. 한국 개신교의 구조적 공백을 전략적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교단마다 이단 목록이 다르다. A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를 B교단은 아직 규정하지 않았다. 담임 목사가 확신 있게 경고하려 해도 교단의 공식 입장이 없으면 말하기 어렵다.

피해자 가족이 도움을 요청할 단일 창구도 없다. 개교회에서 노회로, 노회에서 총회로 떠밀린다. 총회에서 총회로 교단을 옮겨 다닌다. 이것은 신학의 다양성이 아니다. 피해자를 방치하는 구조적 무책임이다.

원로회의가 이단 통합 규정 기구를 운영한다면, 단일 기준과 단일 창구가 생긴다. 교단은 자신의 신학을 유지하면서도 이단 판단의 공신력은 통합 기구가 담보한다. 정혜숙 씨 같은 어머니가 열일곱 군데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02
시나리오
선교지에서 온 전화
S#3. 내부 — 강민준 목사 서재 — 저녁
류태양 선교사 (38세).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영상통화.
류태양
오늘 이 도시 한국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모였어요. 43명이에요. 소속 교단이 스물여섯 개고요. 서로 알고 있던 사람이 절반도 안 됐어요.

현지어 어학원 운영하는 선교사가 셋인데 각자 교단 예산으로 따로 운영해요. 미국 선교사들도 마찬가지예요. 남침례교, 장로교, 감리교 다 따로따로예요. 한국이나 미국이나 이 문제는 똑같아요.

현지인들이 그래요. "예수는 하나인데 왜 당신들은 다 달라요?"
강민준
그 질문에 부끄럽지 않은 대답을 할 수 있는 날이 와야 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어. 내가 지금 그걸 생각하고 있는 중이야.
통화가 끊긴다. 강민준이 노트에 쓴다.
— 교단 초월·국가 초월 현지 선교 허브
— 선교 상사(商社) 운영
칼럼 · 논설 III
22,000명의 고독한 전사들 — 선교 상사의 꿈

2023년 기준 한국 장기 선교사는 21,917명, 173개국.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같은 도시에서 같은 민족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이 서로 모르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교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언어 학교를 따로 운영하고, 각자의 예산을 각자 집행한다.

이 문제는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 유럽의 선교사들도 동일한 교단별 분열을 안고 선교지에 온다. 교단의 벽은 태평양을 건너도 사라지지 않는다.

원로회의가 교단 초월 선교 허브를 운영한다면 구조가 바뀐다. 나아가 선교 상사(Mission Trading Company)는 더욱 강력한 해법이다. 현지에서 합법적 사업체를 운영하며 선교사들에게 비자와 체류 근거를 제공하고, 현지인 고용을 통해 일상에서 복음을 나누며, 수익 일부로 은퇴 선교사 노후를 지원한다. 22,000명이 각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제안 구조 · 교단 초월 선교 허브
현재
각 교단 선교사 → 각자 본부 보고, 각자 예산, 현지에서 서로 모름
제안
한국교회 원로회의 → 현지 선교 허브 → 교단 선교사 공동 네트워크 + 선교 상사
선교 상사 기능
현지 합법 사업체 → 선교사 비자 근거 / 현지인 고용 → 일상 접촉 복음 전파 / 수익 → 현지 교회 개척 + 은퇴 선교사 지원
03
시나리오 — 핵심
총대를 매는 사람
S#4. 내부 — 서울 한정식집 별실 — 밤
네 사람. 강민준, 이사무엘, 박여호수아. 그리고 오늘 처음 등장하는 한세광 (71세). 전직 기업인. 평생 장로로 교회를 섬겼다. 말수가 적고 실용적이다. 이사무엘이 주선한 자리다.
이사무엘
한 장로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일에 씨앗 역할을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한세광
(담담하게)
내용을 들어봐야죠.
강민준이 전체 구상을 설명한다. 이단 통합 규정, 선교 허브, 선교 상사, 대정부 단일 창구, 원로회의, 대감독 직선제. 한세광이 끝까지 말없이 듣는다.
한세광
교단들이 먼저 동의해야 시작됩니까?
이사무엘
은퇴한 원로 목사들의 모임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현직이 아닌 원로들. 교단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사람들. 보수적 복음주의 신앙이 중심이어야 해요.

작게 시작하면 참여자가 늘어요. 그다음 언론이 주목하고, 교단들이 외면하기 어려워져요. 순서가 있어요. 모임 → 언론 → 여론 → 교단 참여. 이 순서를 지켜야 해요.
한세광
(결심한 듯)
조건을 하나 달겠습니다. 이 모임의 중심에 좌파 성향 인사나 북한을 옹호했던 인사가 있으면 안 됩니다. 보수적 복음주의. 그게 중심이어야 해요.

그러면 초기 3년 운영 비용을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단, 재정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저는 앞에 나서지 않습니다.
강민준
동의합니다. 그 원칙은 처음부터 분명히 해야 해요.
이사무엘
장로님, 느헤미야가 성벽을 재건할 때 왕이 목재와 자재를 지원했지요. 왕이 나서지 않았지만 그 지원이 없었다면 성벽은 세워지지 않았어요. 장로님이 그 역할이에요.
새로 등장하는 인물
한세광 (71세)
전직 기업인 · 은퇴 장로 · 익명 후원자
30대에 중견기업을 이루고 60대 초반에 은퇴. 평생 장로로 교회를 섬겼다. 교계 분열을 오랫동안 가슴 아파해온 인물. 초기 3년 운영 비용을 부담하되 철저히 익명으로 남기를 원한다. "느헤미야 성벽의 목재"와 같은 역할.
에필로그
첫 번째 모임
S#5. 내부 — 소박한 세미나실 — 이른 아침
한 달 후. 서울 어딘가의 작은 건물. 플라스틱 의자 열두 개가 원형으로. 현수막도, 명찰도 없다. 열두 명의 노목사들. 70대 전후, 모두 은퇴 상태. 각자 다른 교단이지만 하나의 공통점 — 복음주의 신앙, 보수 신학,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한 깊은 고통.

강민준이 일어선다.
강민준
우리는 오늘 어떤 결의도, 선언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같이 밥 먹고, 기도하고, 이야기합니다.

단, 한 가지만 약속합시다. 오늘 이야기는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에요.

때가 되면 우리가 먼저 말하겠습니다. 그때는 하나의 목소리로.
열두 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말이 필요 없다.
열두 명이서 시작하는 것이다. 제자들도 열두 명이었다.
"때가 되면 우리가 먼저 말하겠습니다.
그때는 하나의 목소리로."
— 강민준 목사 · 첫 번째 모임에서
다음 에피소드 — 소설 형식으로 전환
Episode 4 · "광야에서 부르는 소리"
열두 명의 모임이 자라기 시작한다.
김다니엘의 첫 번째 기사.
오요한 목사의 지명.
그리고 강민준의 결단.
선린교회 · sunlin.kr · 하나의 목소리 시리즈